‘닥치고 공급’이라더니,비주택 리모델링, 4개월째 실적 ‘0건’
“4개월 동안 집을 한 채도 못 지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부가 도심의 빈 상가·오피스 등을 주택으로 바꿔 빠르게 공급하겠다고 내놓은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는 아직 계약·허가 단계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 기사입니다.
1. 제목부터 풀어보면
“닥치고 공급”이라더니… 비주택 리모델링, 4개월째 실적 ‘0건’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 닥치고 공급 → 최근 정부가 수도권 주택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정책 기조
- 비주택 리모델링 → 이미 존재하는 상가·오피스·숙박시설 등을 주택으로 바꿔 공급하는 방식
- 4개월째 0건 → 올해 4월 사업을 재개했는데 7월 말까지 공식적인 사업 실적이 하나도 잡히지 않았다는 의미
다만 여기서 “0건”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이해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접수된 물건에 대한 현장조사·사업성·용도변경 가능성 검토 등은 진행되고 있지만, 정부가 실적으로 인정하는 건축허가 또는 민간 매입약정 체결까지 간 사례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2. 도대체 ‘비주택 리모델링’이 뭔가?
쉽게 말하면 이런 겁니다.
빈 건물 → 주택으로 개조 → LH가 매입 →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
예를 들어 서울에 오래된 모텔이나 호텔이 하나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원래는:
호텔 100실
이던 건물을 사들여서 구조를 바꾸고 주거시설로 용도를 변경합니다.
그러면:
청년·신혼부부 등이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상은 호텔 같은 숙박시설뿐만 아니라
- 빈 상가
- 오피스
- 근린생활시설
- 일부 업무시설
- 기타 도심 유휴시설
등입니다.
즉 새 땅을 확보해서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시 안에 존재하는 건물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3. 정부가 왜 이 방법을 다시 꺼냈나?
이 정책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입니다.
아파트를 새로 지으려면 보통
택지 확보 → 정비계획·인허가 → 설계 → 사업승인 → 착공 → 공사 → 입주
라는 긴 과정이 필요합니다.
반면 비주택 리모델링은 이미 건물이 있으니까
기존 건물 확보 → 주거용으로 용도변경 → 리모델링 → 주택 공급
이라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 같은 곳은 새로운 택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서울 도심에 이미 건물이 있는데, 굳이 처음부터 아파트를 지을 필요가 있나?”
라는 접근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도심의 빈 건물을 주택으로 활용하면 직주근접, 교통 접근성, 도심 공동화 방지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4. 사실 이 정책은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
여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정부는 과거에도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2020~2021년 이 사업을 통해 약 1,289가구를 공급했습니다.
그런데 2022년에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약 4년 만에 다시 사업을 재개한 겁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완전히 새로운 실험이라기보다는,
과거에 추진했다가 중단했던 정책을 주택 공급 부족 상황에서 다시 꺼낸 것
이라고 보는 게 정확합니다.
5. 그런데 올해 목표가 상당히 컸다
정부와 LH가 올해 사업을 재개하면서 제시한 목표는 2,000가구입니다.
즉,
“도심의 비주택을 사들여 주택으로 바꾸고, 올해 2천 가구를 확보하겠다.”
는 계획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업을 4월에 재개했는데,
7월 말 기준 공식 실적은 0건.
그러니까 단순히 목표 2,000가구 중 100가구밖에 안 됐다 정도가 아니라, 기사에서 말하는 공식적인 실적 기준으로는 아직 한 건도 성립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겁니다.
6. “그럼 LH는 아무것도 안 했다는 뜻인가?”
그건 아닙니다.
이 부분이 기사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사업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① LH 직접매입
LH가 직접 건물을 찾아서 매입합니다.
과정을 단순화하면:
건물 물색
↓
신청·접수
↓
현장조사
↓
주거시설로 바꿀 수 있는지 검토
↓
사업성 검토
↓
매입
↓
리모델링
↓
주택 공급
입니다.
그런데 현재는 아직 앞쪽 단계인 현장조사와 용도변경 가능성 등을 검토하는 사전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즉,
“후보 건물은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 실제 사업으로 확정된 물량은 없다.”
는 의미입니다.
7. ② 민간 매입약정은 또 다른 방식이다
이건 조금 다릅니다.
LH가 처음부터 건물을 사는 게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먼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 LH가 나중에 사주는 방식
입니다.
예를 들어 민간업체가 오래된 오피스 건물을 하나 가지고 있다고 해보죠.
민간업체:
“이 건물을 주택으로 바꾸겠습니다.”
LH:
“조건을 충족하면 우리가 완성된 주택을 사겠습니다.”
그러면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완성 후 판매할 수 있다는 일정한 판로가 생깁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민간의 자본과 사업능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매입약정 방식입니다.
8. 그런데 이 방식은 일정부터 늦어졌다
여기가 기사에서 지적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당초 민간 매입약정은 5월 초 공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공고는 7월 21일에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신청 접수는
7월 27일~9월 9일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사업을 4월에 시작했다고 해도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7월 말에야 열린 셈입니다.
따라서 7월 말 기준 실적이 0건이라는 결과가 나온 데에는 사업 자체의 진행 지연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9. 왜 이렇게 복잡한가?
“빈 건물을 주택으로 바꾸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용도변경입니다.
예를 들어 원래 건물이
상업시설
이었다고 해봅시다.
그걸
주거시설
로 바꾸려면 건축법상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주택으로 사용하려면 단순히 내부를 예쁘게 고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 채광
- 환기
- 피난
- 소방
- 주차
- 구조
- 층별 용도
- 건폐율·용적률
- 각종 건축 기준
등을 따져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빈 건물이 있다 = 바로 집으로 만들 수 있다”가 아닙니다.
10. 특히 오래된 건물일수록 문제가 커진다
도심의 빈 건물을 활용한다는 정책의 역설입니다.
정부가 원하는 건 보통
“비어 있는 오래된 건물”
입니다.
그런데 오래된 건물일수록
- 구조가 낡았거나
- 소방시설이 부족하거나
- 주차공간이 부족하거나
- 주거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 리모델링 비용이 너무 많이 들거나
- 용도변경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
이 있습니다.
즉 정부가 원하는 매물이 시장에 많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매물이 실제 주택으로 전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11. 또 하나의 문제는 ‘돈’이다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건물을 사는 가격 + 리모델링 비용을 합쳐서 경제성이 나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건물 매입 100억 원
리모델링 30억 원
=
130억 원
이 들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완성된 주택의 가치나 LH 매입가격을 고려했을 때 경제성이 나오지 않는다면 민간사업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공사비 상승이 건설사업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최근 공급대책에서도 단순히 물량을 발표하는 것보다 실제 착공을 막는 PF·공사비·이주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비주택 리모델링 역시
건물 가격 + 공사비 + 금융비용 + 각종 인허가 비용
을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12. 그래서 ‘속도전’과 구조적으로 충돌한다
이번 기사의 핵심 비판은 바로 이것입니다.
정부가 최근 주택정책에서 강조하는 건 공급량뿐 아니라 공급 속도입니다.
2026년 들어 정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가능한 공급수단을 폭넓게 활용하는 방향을 강조했고, 8월 공급대책 역시 상당 부분을 착공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비주택 리모델링은 겉보기와 달리
물건 찾기
→ 현장조사
→ 용도변경 가능성 검토
→ 가격 협상
→ 매입
→ 설계
→ 인허가
→ 리모델링
이라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기존 건물이 있으니까 빨리 공급할 수 있다”
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 기존 건물을 실제 주택으로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는 단점도 있습니다.
13. 2,000가구 목표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현재 상황을 아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 항목 | 정부 계획 | 7월 말 상황 |
| 올해 목표 | 2,000가구 매입 | 목표 진행 중 |
| 사업 재개 | 4월 | 완료 |
| LH 직접매입 | 4월 공고 | 사전검토 |
| 민간 매입약정 | 5월 초 예정 | 7월 21일 공고 |
| 민간 신청 | – | 7월 27일~9월 9일 |
| 공식 실적 | 건축허가 또는 약정 체결 | 0건 |
따라서 “2,000가구 중 0가구를 공급했다”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7월 말까지 공식적인 사업 실적이 발생하지 않았고, 여전히 사업 초기 절차에 있다.”
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14. 그렇다면 올해 2,000가구 목표가 물 건너간 것인가?
아직 그렇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민간 매입약정 신청 자체가 9월 9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즉 7월 말까지 0건이었다고 해서 올해 남은 기간에도 0건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앞으로 중요한 건
9월까지 얼마나 많은 사업자가 신청하는가
↓
실제 사업 대상이 몇 곳이나 되는가
↓
용도변경이 가능한가
↓
LH가 실제 매입약정을 체결하는가
↓
건축허가가 나는가
↓
실제 리모델링에 들어가는가
입니다.
따라서 진짜 성적표는 앞으로 나옵니다.
15. 그런데 왜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했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LH 자료를 받아 이 문제를 공개했습니다.
김 의원의 비판 논리는 간단합니다.
정부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
고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그 수단 중 하나로 내놓은 비주택 리모델링은 4개월이 지나도록 공식 실적이 0이라는 것입니다.
즉 정책 발표와 현장 집행 속도 사이의 차이를 문제 삼은 것입니다.
16. 그런데 이걸 ‘정부의 주택공급 전체가 실패했다’고 보면 안 된다
이것도 매우 중요한 구분입니다.
이번 기사는 비주택 리모델링이라는 하나의 공급수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정부 전체의 주택공급 정책이 0이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최근 정부의 공급대책은
- 공공택지
- 정비사업
- 도심 유휴부지
- 비아파트
- 매입임대
- 비주택 용도전환
등 여러 수단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향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례는 정확히 말하면
“전체 공급정책이 0이다”가 아니라 “그중 비주택 리모델링이라는 카드가 아직 실행 단계에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입니다.
17. 그런데 왜 정부가 이런 정책을 계속 쓰려고 할까?
이유는 서울의 땅 부족 때문입니다.
서울에 아파트를 대량으로 공급하려면 결국 토지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서울에는 대규모 신규 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눈을 돌리는 곳이
이미 개발되어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공간
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빈 오피스 + 빈 상가 + 폐업한 숙박시설 + 유휴시설
등입니다.
이걸 주택으로 전환하면 기존 도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18. 성공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만약 이 정책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도심에 바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외곽에 새 도시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도심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교통 인프라를 이미 활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빈 건물이라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교통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빈 건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방치된 상가나 오피스가 주택으로 바뀌면 도시 공동화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넷째, 청년·1인 가구 등에 적합한 주택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소형 주거시설을 공급하기 좋습니다.
과거 관광호텔을 리모델링해 청년 공유주택으로 활용한 ‘안암생활’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19. 반대로 실패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의 ‘속도’에 대한 신뢰입니다.
정부가
“도심 유휴건물을 활용하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고 설명했는데,
실제로는
건물 찾기 → 검토 → 용도변경 → 인허가 → 계약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생각보다 빠른 공급수단이 아니었다”
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2,000가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공급계획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 있습니다.
20. 가장 중요한 포인트: ‘0건’의 의미
이 기사를 읽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0건 = 건물이 하나도 없다
가 아닙니다.
0건 = 현재까지 정부가 정한 공식 실적 기준인 ‘건축허가 또는 매입약정 체결’까지 간 사례가 없다
는 뜻입니다.
따라서
“LH가 4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라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입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4월 재개 이후 7월 말까지 후보 물건 검토 등 초기 절차는 진행됐지만, 실제 사업으로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 공식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입니다.
21. 앞으로 무엇을 보면 되나?
이 정책의 성패를 판단하려면 앞으로 5개 숫자를 보면 됩니다.
① 신청 물건 수
얼마나 많은 건물주와 민간사업자가 신청하는가?
② 실제 사업 가능 물건 수
신청은 많아도 용도변경이 안 되면 탈락합니다.
③ LH 매입약정 체결 건수
이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④ 건축허가 건수
실제로 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갔는지를 보여줍니다.
⑤ 최종 공급 가구 수
결국 정책의 최종 성적표입니다.
22.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번 논란의 본질은 “공급 정책의 방향이 틀렸다”기보다 “공급을 빨리하겠다고 했는데 실제 실행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느리다”는 데 있습니다.
정부가 생각한 그림은
빈 건물 발견 → 매입 → 리모델링 → 주택 공급
이어서 상당히 빨라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빈 건물 발견 → 현장조사 → 건축법 검토 → 용도변경 가능성 검토 → 사업성 검토 → 가격 협상 → 매입/약정 → 건축허가 → 리모델링 → 입주
입니다.
그래서 ‘기존 건물을 활용한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빠른 공급에 유리하지만, 기존 건물을 주택으로 바꾸는 행정·건축·경제적 절차가 병목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공개된 자료상 2026년 7월 말까지는 그 병목을 통과해 공식 실적으로 잡힌 건이 0건이라는 것이 이번 기사의 핵심입니다.
특히 이 문제는 최근 정부가 ‘공급량’보다 ‘공급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논란이 커진 것입니다. 최근 공급대책에서도 상당수 목표가 실제 입주가 아니라 착공을 앞당기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발표된 공급 숫자와 국민이 체감하는 실제 입주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시차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결국 앞으로 볼 핵심은 ‘0건이 언제 1건이 되느냐’가 아니라, 9월 이후 실제 매입약정·건축허가가 얼마나 빠르게 쌓여서 연말 2,000가구 목표에 얼마나 접근하느냐입니다.